글쓴이: 작두뉴스 운영자 / 기록일: 2026년 8월 20일

차례라는 말을 글로 쓰다가 한 가지가 걸렸다. 이름에는 차가 들어가는데 익숙한 차례상에서는 차를 거의 보지 못한다. '차 대신 술을 올려서 그렇다'는 짧은 설명을 그대로 쓰기 전에 자료가 어디까지 말하는지 확인했다.

한국학중앙연구원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차례' 항목을 열었다. 이 자료는 차례를 차를 올리는 절차를 포함한 중국 전래 제례와 연결해 설명한다. 가례의 참례와 천신례에는 차를 올리는 설다와 점다 같은 절차가 나타난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관행에서는 차를 올리는 절차가 없었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사례편람을 쓴 이재가 우리나라에서는 차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가례에 나온 설다와 점다 문구를 뺐다는 내용이 소개되어 있다.

이 대목에서 날짜를 다시 확인했다. 백과사전 본문은 이재가 살았던 17세기 후반에도 차례에 차를 사용하지 않은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본다. 그렇다고 어느 한 해부터 전국의 차가 술로 바뀌었다고 단정할 근거는 아니었다.

자료는 차례의 종류도 나눈다. 매월 초하루와 보름의 삭망차례, 설·한식·단오·추석의 사절차례, 계절 음식을 올리는 천신차례 같은 구분이 있었다. 오늘 흔히 떠올리는 설과 추석의 상만으로 차례 전체를 설명하면 역사적 범위가 좁아진다.

이름의 유래와 실제 상차림을 따로 보니 모순처럼 보였던 부분이 풀렸다. 차를 올리는 절차를 내포한 명칭과, 차를 쓰지 않게 된 국내 관행이 함께 남은 것이다. 이름이 남았다고 의식의 모든 재료가 그대로 유지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차례의 차는 차가 아니다'라고 쓰는 것도 피했다. 공식 항목은 명칭이 차를 올린다는 뜻을 내포한 중국 전래 제례에서 비롯된 듯하다고 설명한다. 이름과 차의 관련을 완전히 부정하는 문장은 자료와 반대였다.

한국의 차 문화가 아예 없었다고 넓히지도 않았다. 같은 백과사전의 '차' 항목에는 신라와 고려의 차 공양, 왕실과 사원, 문인 사회의 음다 기록이 나온다. 제사 관행에서 차가 빠졌다는 설명과 한국에 차 문화가 없었다는 설명은 다른 주장이다.

자료를 읽으며 가장 유용했던 구분은 명칭, 규범, 관행이었다. 명칭은 차례라는 이름의 배경을 말한다. 규범서는 차를 올리는 절차를 적을 수 있다. 실제 관행은 지역과 시대에 따라 다른 재료를 사용한다. 셋을 한 문장으로 합치면 서로 어긋나는 것처럼 보인다.

오늘날 모든 집의 차례상도 같다고 말하지 않았다. 종가와 지역, 종교, 가족 합의에 따라 의례를 줄이거나 다른 음식을 올릴 수 있다. 이번 확인은 현재의 정답 상차림을 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이름과 관행의 역사적 차이를 보는 작업이었다.

비슷한 의례 이름을 조사할 때는 글자 뜻만으로 실제 모습을 복원하지 않는 것이 좋다. 백과사전 본문에서 어떤 문헌과 시기를 근거로 설명하는지 보고, 그 기록이 규범인지 생활 사례인지 나눠야 한다.

확인 결과 차례에 차가 없다는 사실은 이름이 잘못됐기 때문이라고 단순하게 말할 수 없었다. 차를 올리는 절차를 품은 명칭이 전해졌지만, 우리나라 관행에서는 적어도 17세기 후반 자료에서 차를 쓰지 않는 모습이 확인된다.

확인한 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차례'.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55140

함께 확인한 자료: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차'. https://encykorea.aks.ac.kr/Article/E0055116

이번 확인에서 남긴 범위: 명칭과 차의 관련, 17세기 후반 차를 쓰지 않은 관행은 확인했다. 전국의 상차림이 바뀐 정확한 시점은 확인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