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수는 9로 끝나는 나이를 이르는 말입니다. 9세, 19세, 29세처럼 열 해에 한 번씩 돌아옵니다. 여든까지 산다고 하면 아홉 살부터 일흔아홉 살까지 여덟 번을 지나게 됩니다. 아흔까지 헤아리면 아홉 번으로 늘어납니다.
이 시기에는 혼례나 이사처럼 집안의 큰일을 미루던 관습이 있었습니다. 반드시 피해야 한다기보다, 굳이 아홉이 든 해에 새로 시작하지는 않는다는 정도였습니다. 한 해만 넘기면 되는 일이라 지키기도 어렵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같은 사람이라도 어느 해가 아홉수인지는 하나로 정해지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쓰이던 나이 셈이 하나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셈이 갈리면 그 해도 함께 갈립니다.
2023년 6월 28일부터 행정과 사법 분야의 나이는 만 나이로 통일됐습니다. 법령과 계약, 공문서에 적힌 나이는 특별한 규정이 없으면 만 나이로 읽습니다. 여러 셈이 섞여 생기던 혼선을 줄이려는 조치였습니다.
세는나이는 태어나면 한 살이 되고 해가 바뀔 때 한 살을 더합니다. 만 나이는 태어나면 영 살이고 생일이 와야 한 살이 됩니다. 두 셈은 생일이 지났는지에 따라 한 살에서 두 살까지 벌어집니다.
그래서 세는나이로 스물아홉인 해와 만으로 스물아홉인 해가 어긋납니다. 생일이 지나지 않았다면 두 해가 되고, 지났다면 한 해가 됩니다. 어느 쪽으로 세느냐에 따라 아홉수는 최대 두 해로 늘어나는 셈입니다.
세는 방식이 흔들리는 숫자를 두고 그 해 전체를 판단하기는 어렵습니다. 관습이 자리 잡을 무렵에는 셈이 하나뿐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습니다. 같은 사람이 서류에서는 아홉수가 아니고 집에서는 아홉수인 해가 생깁니다.

아홉이라는 숫자가 늘 꺼려지기만 한 것도 아닙니다. 옛 셈에서 9는 양의 기운이 가장 꽉 찬 숫자로 꼽혔습니다. 홀수 가운데 가장 큰 수라는 자리가 그런 뜻을 만들었습니다.
음력 9월 9일을 양이 겹친 날로 여겨 좋은 날로 삼은 것도 같은 셈에서 나왔습니다. 한 숫자가 한쪽에서는 꽉 찬 것으로, 다른 쪽에서는 넘치기 직전으로 읽힌 셈입니다. 민속을 연구하는 쪽에서는 아홉수를 꺼리는 관습의 근거를 옛 셈 안에서 찾기 어렵다고 봅니다.
꽉 찼다는 것은 다음이 새로 시작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아홉수를 두고 조심하라던 말은 나쁜 일이 정해져 있다는 뜻보다, 한 단락이 바뀌는 자리이니 서두르지 말라는 쪽에 가까웠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아홉이 든 해라는 까닭으로 계획을 미루기보다, 그 해에 실제로 겹치는 일이 무엇인지를 적어 보시는 편이 낫습니다. 이사와 이직이 한 해에 몰렸다면 조심할 이유는 숫자가 아니라 일정입니다. 겹친 일을 나누어 두는 것만으로도 부담이 줄어듭니다.
사고나 손해가 특정한 나이에 일어난다고 볼 근거는 없습니다. 계약이나 법률 문제가 걸린 결정이라면 숫자보다 조건을 먼저 살피시고, 필요하다면 해당 분야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8월 14일 말복이 지나면 한 해의 뒷자락으로 넘어갑니다. 나이를 세는 자리도 머지않아 한 번 돌아옵니다. 그때 자신을 어떤 셈으로 세고 있는지 확인해 두시면, 아홉이라는 숫자에 흔들릴 일도 줄어듭니다.

이 기사는 전통 명리와 민간 신앙에 대한 해설이자 참고용 이야기입니다. 특정한 사고·손해·분쟁이 일어난다고 예고하지 않으며, 건강·계약·법률에 관한 판단은 해당 전문가와 상의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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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작성: 작두뉴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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