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당이 아직 어스름한 시각, 집에서 가장 먼저 불이 들어오는 곳은 부엌이었습니다. 흰밥을 안치고 미역국을 끓이는 소리가 나면 오늘이 그날이라는 것을 식구들이 압니다. 아이가 태어난 지 스무하루째 되는 아침입니다.

세이레는 아이가 난 지 스무하루째 되는 날을 가리키며, 삼칠일이라고도 불렀습니다. 이레를 셋 겹친 셈이라 초이레가 이레째, 두이레가 열나흘째, 세이레가 스무하루째로 이어집니다. 이 기간은 산모와 아이의 행동을 조심하는 때로 여겨 왔습니다.

아침에 차리는 상은 단출했습니다. 새벽에 삼신에게 흰밥과 미역국을 올리고 그것을 산모가 먹는 순서였습니다. 초이레와 두이레에도 같은 상을 올렸으니, 세이레의 아침은 세 번째로 되풀이되는 익숙한 절차이기도 했습니다.

낮이 되면 눈길이 대문으로 갑니다. 스무하루 동안 걸려 있던 금줄을 이날 걷기 때문입니다. 왼쪽으로 꼰 새끼줄에 무엇이 끼워져 있는지를 보면 아이가 아들인지 딸인지 알 수 있었습니다. 사내아이면 숯과 붉은 고추를, 계집아이면 숯과 생솔가지를 끼웠습니다.

금줄은 출산한 집에만 치던 것이 아니었습니다. 간장 독에도 치고, 새로 집을 짓는 터에도 쳤으며, 고사를 지낼 때 대문과 담장에 두르기도 했습니다. 마을에서 치성을 드리는 고목이나 바위, 당산나무와 장승에도 같은 줄이 걸렸습니다.

줄에 쓰는 재료가 볏짚이었다는 점도 그냥 지나칠 대목은 아닙니다. 이삭을 떨어낸 볏짚에 신령이 깃들어 있다고 믿었기에 그 줄이 부정을 막는다고 여겼습니다. 재료와 믿음이 붙어 있던 셈입니다.

세이레 되던 날 — 금줄을 걷던 집의 하루 · 본문 중간

이날 아기에게도 변화가 있었습니다. 초이레에 한쪽 손을 풀어 주고 두이레에 두 손을 모두 풀어 주던 순서를 지나, 세이레에는 몸을 감싸 두던 방식에서 벗어나게 했습니다. 스무하루에 걸쳐 조금씩 바깥으로 내보내는 셈이었습니다.

저녁 무렵에는 집안 형편에 따라 수수경단이나 백설기를 준비했습니다. 금줄이 내려간 뒤에야 이웃 사람들의 출입을 허용했으니, 이 상은 새 식구를 처음으로 소개하는 자리이기도 했습니다. 조심하던 기간이 끝났다는 표시가 음식으로 나온 셈입니다.

다만 스무하루가 모든 집에서 끝은 아니었습니다. 지역이나 가문에 따라 일곱이레, 그러니까 마흔아흐레까지 금줄을 두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셈은 같은 이레 단위였고 어디서 끊느냐만 달랐습니다.

왜 하필 이레를 겹쳤는지는 문헌마다 설명이 갈립니다. 다만 산모의 회복과 갓난아이의 상태가 가장 조심스러운 기간에 눈에 보이는 표시를 걸어 두었다는 점에서, 셈보다 표시가 먼저였다고 읽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이 셈은 이후로도 이어집니다. 백일이 되면 남아와 여아의 구분 없이 무사히 자란 것을 대견하게 여겨 잔치를 열었습니다. 스무하루에서 백일로, 다시 돌로 넘어가는 마디가 아이의 첫 해를 나누고 있었던 셈입니다.

지금은 대문에 줄을 거는 집이 거의 없습니다. 그래도 아이가 태어난 집에 언제 찾아가면 될지 서로 눈치를 보는 장면은 남아 있습니다. 스무하루라는 옛 셈이 알려 주는 것은 절차라기보다, 기다려 주는 기간이 정해져 있으면 양쪽 다 편하다는 사실입니다.

세이레 되던 날 — 금줄을 걷던 집의 하루 · 본문 말미

이 기사는 전통 명리와 민간 신앙에 대한 해설이자 참고용 이야기입니다. 가족 사이의 일을 진단하거나 특정 절차를 지키지 않으면 문제가 생긴다고 보지 않으며, 미성년자의 성향·진로는 참고에 그치고 확정하지 않습니다.

가족 사이의 흐름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참고가 필요하다면 작두사주의 분석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최종 판단은 언제나 본인의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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