곗돈이라는 말은 지금도 흔하게 씁니다. 친목계나 동창계처럼 이름을 붙여 매달 얼마씩 걷는 모임을 두고 하는 말입니다. 대개는 돈을 굴리는 일로 먼저 떠올리게 됩니다.

계는 본래 돈을 불리려고 만든 조직이라기보다 서로를 돕기 위해 묶인 모임에 가까웠습니다. 1938년에 이뤄진 조사에서 계의 종류는 480가지를 넘었는데, 그 가운데 약 60퍼센트가 상호부조를 목적으로 한 계였다고 정리됩니다. 돈을 모으는 형식은 같아도 목적의 무게중심이 지금과 달랐다는 뜻으로 읽힙니다.

언제부터 있었는지는 아직 하나로 모이지 않았습니다. 삼국시대 이전에 이미 있었다는 견해부터 신라, 고려, 조선에서 비롯됐다는 견해까지 주장이 갈립니다. 조선 이전의 자료가 넉넉하지 않아 시점을 특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 함께 붙습니다.

종류를 나눠 보면 성격이 더 분명해집니다. 농사를 함께 짓기 위한 농계와 이자를 굴리는 식리계가 있었고, 마을 일을 정하던 동계, 혼인과 장례를 함께 치르던 혼상계, 문중을 잇는 종계, 글을 가르치던 학계와 서당계, 나이가 같은 사람끼리 모이던 동갑계까지 있었습니다. 돈은 그 여러 목적 가운데 하나를 굴리는 수단이었던 셈입니다.

종류가 480가지를 넘었다는 대목은 그냥 넘길 숫자가 아닙니다. 목적이 하나 생길 때마다 그에 맞는 계를 새로 묶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이름을 보면 그 계가 무엇을 하려고 만들어졌는지 바로 드러나는 구조였습니다.

운영에도 틀이 있었습니다. 계장이 대표를 맡고 유사가 실무를 보았으며 장재와 서기가 재물과 기록을 나눠 맡았다고 전해집니다. 유사의 임기는 대개 한두 해였습니다. 내는 것도 현금만이 아니라 곡식이나 노동력이었습니다.

곗돈이라는 말은 어디서 왔을까 — 마을이 돈을 모으던 방식의 내력 · 본문 중간

두레나 품앗이와 견주면 계의 자리가 잘 보입니다. 두레는 마을 단위의 공동 노동 조직이라 성년 남자가 거의 의무로 참여했고, 품앗이는 개인끼리 품을 주고받는 작은 교환이었습니다. 계는 그 둘보다 더 널리 퍼져 있었다고 정리되는데, 참여를 스스로 정하고 목적을 골라 묶을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입니다.

약속으로 묶였다는 점이 계의 성격을 결정했습니다. 계는 어떤 목적을 이루려고 구성원이 스스로 참여를 약속해 의도적으로 만든 조직이라고 설명됩니다. 마을에 이미 있던 관계를 그대로 쓰는 것이 아니라 목적에 맞춰 새로 묶었다는 뜻입니다.

목적을 이름에 박아두면 달라지는 것이 하나 더 생깁니다. 그 모임이 언제 끝나야 하는지가 함께 정해진다는 점입니다. 480가지가 넘던 이름 가운데 상당수가 지금 남아 있지 않은 것도, 목적이 끝나면 계도 끝나는 구조였기 때문으로 읽힙니다.

지금의 계모임에도 이 결이 남아 있습니다. 매달 얼마씩 걷는 형식보다 오래가는 것은 경조사에 함께 가는 습관 쪽입니다. 목돈을 만드는 기능은 금융기관이 대신하게 됐지만, 서로의 큰일을 나눠 지는 자리는 아직 대체되지 않았습니다.

다만 옛 방식을 그대로 옮기기에는 조건이 달라졌습니다. 계원이 서로를 잘 알고 마을을 떠나기 어렵던 시절에는 약속이 곧 담보였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원금을 보장하지 않는 사적인 금전 모임에서 손실이 생기면 되돌리기 어려우니, 금액과 기간을 문서로 남기고 감당할 수 있는 범위에서만 참여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앞으로 이 말이 어떻게 남을지는 무엇을 물려받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곗돈이라는 이름만 남으면 돈을 굴리는 모임으로 좁아지고, 함께 지는 몫이 남으면 이름이 바뀌어도 계속됩니다. 새 모임을 만들 때 회비보다 목적을 먼저 정해두는 순서가, 이 오래된 방식에서 지금 그대로 가져올 수 있는 부분입니다.

곗돈이라는 말은 어디서 왔을까 — 마을이 돈을 모으던 방식의 내력 · 본문 말미

이 기사는 전통 협동조직에 관한 자료를 정리한 참고용 해설이며, 특정한 모임이나 방식이 수익이나 재물의 결과를 가져온다고 보장하지 않습니다. 사적인 금전 모임은 원금이 보장되지 않으니 조건과 상대를 반드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재물의 흐름과 시기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참고가 필요하다면 작두사주의 분석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최종 판단은 언제나 본인의 몫입니다.

기사 작성: 작두뉴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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