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만 되면 유독 힘들어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같은 더위를 지나는데 누구는 그럭저럭 견디고 누구는 한낮이 지나면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여름을 탄다는 말과 함께 체력이 약해서 그렇다는 평이 따라붙기도 합니다.

그렇게 보이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더위에 반응하는 정도는 겉으로 잘 드러나지 않아 비교가 쉽지 않고, 잘 지내는 사람의 모습만 눈에 들어옵니다. 힘들다고 말하는 쪽이 유난스러워 보이는 구도가 자연스럽게 만들어집니다.

올여름의 마디를 숫자로 놓고 보면 이야기가 조금 달라집니다. 올해 초복은 7월 15일, 중복은 7월 25일, 말복은 8월 14일입니다. 중복과 말복 사이가 스무 날로 벌어진 해라 더위가 이어지는 구간 자체가 예년보다 길게 잡혀 있습니다.

절기로 보면 입추가 8월 7일, 처서가 8월 23일에 듭니다. 여름의 끝을 알리는 마디가 지나가고도 말복이 뒤에 남는 배치라, 달력이 가을로 넘어간 뒤에도 한동안 한여름의 낮이 이어집니다. 몸이 헷갈릴 만한 구간이 실제로 존재하는 셈입니다.

여기서 관점을 한 번 뒤집어 볼 만합니다. 옛사람들의 여름나기가 더위를 이겨 내는 쪽이었는지, 피하는 쪽이었는지를 보면 됩니다. 남아 있는 풍속을 훑어보면 무게가 실린 쪽은 후자에 가깝습니다.

복날에는 곳곳에서 음식을 차려 놓고 복놀이를 즐겼고, 이를 복달임이라 불렀습니다. 유두와 복날에는 약수터를 찾거나 폭포 아래에 가서 물을 맞았습니다. 시절 음식으로는 개장국과 육개장, 민어와 삼계탕 같은 것들이 꼽혔습니다.

여름을 유독 타는 몸 — 약해서 그렇다는 말부터 다시 봅니다 · 본문 중간

복이라는 글자 자체도 같은 방향을 가리킵니다. 엎드릴 복 자를 써서, 사람이 개처럼 엎드려 지낼 만큼 더운 날이라는 풀이가 전해집니다. 버티라는 말이 아니라 엎드려 있으라는 말이 이름에 들어가 있는 것입니다.

그러니 여름을 타는 몸이 유별난 것이 아니라, 여름에는 물러서라는 신호가 달력에 미리 박혀 있었다고 읽는 편이 사실에 가깝습니다. 세 번의 복날은 더위를 이기는 날이 아니라 일손을 놓아도 되는 날에 가까웠습니다.

실천으로 옮기면 결국 순서 문제입니다. 가장 더운 두세 시간에 무엇을 배치해 두었는지부터 보시면 됩니다. 그 시간대에 몰려 있는 일을 아침이나 늦은 오후로 옮기는 것만으로 하루의 체감이 달라졌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옛 복날이 일을 멈추는 날로 자리 잡았던 것도 같은 자리에서 나온 지혜에 가깝습니다.

달력에 마디를 표시해 두는 방법도 도움이 됩니다. 말복 8월 14일, 처서 8월 23일 두 날짜를 적어 두면 언제까지가 고비인지 눈으로 확인됩니다. 끝이 보이는 더위와 끝을 모르는 더위는 같은 온도라도 다르게 지나갑니다.

다만 선을 그어 둘 대목이 있습니다. 어지럽거나 가슴이 답답한 증상, 잠을 자도 회복되지 않는 피로가 이어진다면 절기나 체질로 해석할 일이 아닙니다. 몸에 이상이 느껴지면 의료 전문가의 진료를 먼저 받으셔야 합니다.

여름을 타는 것이 약함의 증거는 아닙니다. 절기 날짜는 해마다 달라지니 그해 달력을 확인하시고, 올해처럼 더위 구간이 길게 잡힌 해에는 스스로에게 조금 너그러워지셔도 됩니다. 엎드려 지내라고 이름 붙인 날들이 이미 그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여름을 유독 타는 몸 — 약해서 그렇다는 말부터 다시 봅니다 · 본문 말미

이 기사는 전통 명리와 민간 신앙에 대한 해설이자 참고용 이야기입니다. 질병의 예방·진단·치료 효과를 보장하지 않으며, 몸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의료 전문가의 진료를 먼저 받으시기 바랍니다.

몸의 리듬과 절기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참고가 필요하다면 작두사주의 분석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최종 판단은 언제나 본인의 몫입니다.

기사 작성: 작두뉴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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