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옷감을 이야기하면 모시와 삼베가 먼저 나옵니다. 얇고 성글어 바람이 통하니 시원했다는 설명이 따라붙습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 다만 옛 여름 차림을 뜯어보면 정작 공을 들인 자리는 옷감이 아니라 그 아래였습니다.

먼저 옷감 쪽 사실부터 정리하겠습니다. 모시는 베보다 곱고 빛깔이 희어 여름 옷감으로 많이 쓰였다고 정리됩니다. 이 설명에서 눈에 띄는 것은 시원함이 아니라 곱기와 빛깔입니다. 여름 옷감을 고르는 기준이 촉감이나 온도만은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옷감을 만드는 일 자체도 가볍지 않았습니다. 한산모시짜기는 1967년에 국가무형유산으로 지정되었고, 2011년 11월 28일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되었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기술이었기에 따로 보호할 대상이 되었다고 읽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얇은 옷감에는 여름에 곤란한 성질이 하나 있습니다. 땀이 차면 옷이 살에 그대로 붙습니다. 얇을수록 더 잘 붙고, 붙으면 바람이 통할 자리가 사라집니다. 옷감을 얇게 짜는 것만으로는 이 문제가 풀리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따로 만든 물건이 있었습니다. 등나무 줄기를 말려 엮은 조끼와 토시인데, 각각 등등거리와 등토시라 불렀습니다. 옷이 아니라 옷과 몸 사이에 넣는 물건이었습니다. 이름은 낯설지만 하는 일은 단순합니다.

이것을 받쳐 입고 그 위에 적삼을 걸치면 옷이 몸에 붙지 않았습니다. 땀이 찬 살과 옷감 사이에 틈이 생겨 그 사이로 공기가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얇은 옷감이 해내지 못하던 일을 얇은 옷감과 살 사이를 벌리는 방식으로 해결한 것입니다.

모시가 시원해서 여름에 입었다는 말 — 정작 일을 한 건 그 밑이었습니다 · 본문 중간

그러니 여름 차림의 요령은 옷감 하나가 아니라 두 겹의 짜임에 있었습니다. 바깥은 곱고 성근 옷감으로 두고, 안쪽은 몸에서 옷을 띄우는 물건으로 채웁니다. 둘 중 하나만 갖추면 절반만 되는 구성이었던 셈입니다.

이 관점에서 보면 여름 살림의 다른 물건들도 같은 결로 읽힙니다. 발을 처마에 걸어 두는 일도 빛을 완전히 막기보다 사이를 두어 걸러 내는 방식이고, 옷을 겹쳐 입되 사이를 띄우는 방식과 원리가 닮아 있습니다.

물론 옛 방식을 그대로 옮겨 놓을 필요는 없습니다. 지금의 옷감과 생활은 그때와 다르고, 등나무를 엮은 조끼를 구해 입어야 여름을 난다는 뜻도 아닙니다. 옮겨 볼 것은 물건이 아니라 그 물건이 풀려던 문제 쪽입니다.

그 문제는 지금도 같습니다. 옷이 몸에 붙으면 아무리 얇아도 답답해집니다. 옷을 더 얇게 고르는 방향과 몸에서 옷을 띄우는 방향은 다른 선택이며, 옛 차림은 두 번째를 택했습니다. 여름 옷을 고를 때 참고해 볼 만한 갈림길입니다.

다만 더위를 겪는 정도는 사람마다, 그리고 그날의 날씨마다 다릅니다. 오는 23일이 처서인데, 절기가 든다고 해서 더위가 그날부터 물러나는 것도 아닙니다. 옛 차림의 요령을 참고하시되 몸에 무리가 느껴진다면 그 신호를 먼저 따르시기 바랍니다.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모시와 삼베가 여름 옷감이었던 것은 맞습니다. 다만 그 옷감이 제 몫을 하려면 아래에서 받쳐 주는 자리가 필요했습니다. 시원함이 옷감 한 겹에서 나온다는 설명은 절반만 옮겨진 이야기였던 셈입니다.

모시가 시원해서 여름에 입었다는 말 — 정작 일을 한 건 그 밑이었습니다 · 본문 말미

이 기사는 전통 명리와 민간 신앙에 대한 해설이자 참고용 이야기입니다. 질병의 예방·진단·치료 효과를 보장하지 않으며, 몸에 이상이 느껴진다면 의료 전문가의 진료를 먼저 받으시기 바랍니다.

몸의 리듬과 절기에 대한 해석은 사람마다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더 자세한 참고가 필요하다면 작두사주의 분석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최종 판단은 언제나 본인의 몫입니다.

기사 작성: 작두뉴스 편집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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